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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눈 감고 간다 - 윤동주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밤이 어두웠는데 눈 감고 가거라. 가진 바 씨앗을 뿌리면서 가거라. 발뿌리에 돌이 채이거든 감았던 눈을 와짝 떠라. 요즘은 윤동주 시인의 다양한 시들을 감상하는 중... 저작권 문제가 없는 작품들을 선별하여 업로드하니 오셔서 많이 감상하시고 창작의 소스를 얻어가세요 2020. 6. 27.
나무가 잠잠하면 바람도 자오 나무 - 윤동주 나무가 춤을추면 바람이 불고, 나무가 잠잠하면 바람도 자오 저작권 문제없는 한국문학들을 업로드합니다 자주 방문하셔서 즐거운 감상하시고 창작의 소스를 얻어가세요 2020. 6. 26.
독사신론 - 신채호 9/12 그 파란의 장려함이 족히 우리나라 역사의 광채를 더욱 빛나게 할 것이다 아아, 저 눈먼 역사가들이 그 홍몽한 필법으로 우리의 절세 영웅을 묻어 없애버려 우리 수천년 후에 사람들로 하여금 진면목을 보지 못하게 하였다. 비록 한손으로만 사람의 눈을 가리어 나라의 부끄러움을 숨기려 하였으나 마침내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제7장 선비족·지나족과 고구려 우리 부여족이 삼국 초기부터 한반도에 분포하였으나 경상좌도에 향하여 신라로 된 것과 한강 이남에 향하여 백제로 된 것은 그 위치가 한쪽 구석에 치우쳐 있으므로 이방의 강대국과 관계됨이 많지 않고 그들이 서로 다투어 싸운 것은 반도 내의 작은 부락과 말갈·일본 등 작은 도적들에 지나지 않는 까닭에 당시 남방민족은 능히 우리나라 역사에 영광을 드리운 것이 없다. 오직.. 2020. 6. 25.
비록 길지못해 빠르지못할망정 비록 길지못해 빠르지못할망정 가고싶은데를 기어갈수있는 발이있다 집속에 쓸쓸히 주저앉어 주어진 운명을 달게 받는다 달팽이 - 윤곤강 털버레가 나비 되어 꽃밭으로가고 굼벵이가 매아미되어 숲으로가는데, 죄 - 그만 집속에 쓸쓸히 주저앉어 주어진 운명을 달게 받는다고, 참새야! 웃지마라, 흉보지마라. 비록 날개없어 날지못할망정 보고싶은것을 가릴수있는 눈이 두개의 뿔끝에 으젓하게 백여 있고, 비록 길지못해 빠르지못할망정 가고싶은데를 기어갈수있는 발이있다. 달뜬 털버레가 나비로 몸을바꾸고 건방진 굼벵이가 매아미로 변했다가, 찬서리 나리는저녁, 이름도모를 덤풀속에 송장처럼 쓸어저 슬픔을씹고 우는것보다는 차라리 이신세가 나는 좋단다. 2020. 6. 25.
그 무엇이 목구멍이 빼듯하도록 치밀어 어떠하다고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그 무엇이 목구멍이 빼듯하도록 치밀어 다른 애들과 함께 글을 배우겠거니 하는 생각이 눈썹 끝에서 번개같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월사금(月謝金) - 강경애 어느 날 아침. 이천여 호나 되는 C읍에 다만 하나의 교육기관인 C보통학교 운동장에는 언제나 어린 학생들이 귀엽게 뛰놀고 있었다. 금년 열 살 나는 셋째는 아직 커텐도 걷지 않은 컴컴한 교실에 남아 있어 멍하니 앉아 있었다. 난로에 불은 이글이글 타오른다. 그리고 난로 위에 놓인 주전자에서는 물 끓는 소리가 설설한다. 밖에서는 여전히 애들의 떠드는 소리 싸움하는 소리가 뚜렷이 들려온다. 마침 손뼉 치는 소리와 함께 “하하” 웃는 소리에 셋째는 얼핏 창문 켠으로 가서 커튼을 들쳤다. 눈허리가 시큼해졌다. 밖에는 함박꽃 같은.. 2020. 6. 24.
독사신론 - 신채호 8/12 요즈음의 역사가들은 일본을 숭배하는 노예 근성이 또 자라나 우리의 신성한 역사를 무함하고 업신여기니, 아아, 이 나라가 장차 어느 땅인가 그 망녕된 주장의 대략은 위와 같고 그 밖의 잗다란 착오는 낱낱이 들기 어렵다 고려는 원래 일본의 속국이라 하여 마귀의 씨부림과 여우의 주장이 어지러우니, 그들의 얘기를 모두 믿으면 곧 우리의 4천년 역사는 일본역사의 부속품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슬프다, 저 맹신자여 무릇 허무한 일도 날마다 말하면 확실한 일인 것처럼 된다 제6장 신라·백제와 일본의 관계 신라가 발흥하던 시대부터 곧 동해 바깥에 한 사나운 종족이 나타났으니, 일본이 바로 그것이다. 일본이 바다 가운데 외딴 섬에 고립하여 큰바다가 천연의 요새를 만든 까닭에 다른 나라가 일본에 침입할 일도 없었으며, 일.. 2020. 6. 22.
독사신론 - 신채호 7/12 진실로 모두 작은 것을 모아 큰 것을 이루고 약한 것으로부터 강함을 이루게 된 것 제5장 신라 삼국이 처음에 일어날 때에 진실로 모두 작은 것을 모아 큰 것을 이루고 약한 것으로부터 강함을 이루게 된 것은 모두 같은 일이거니와, 그 중에서도 성립이 가장 힘들었고 발달이 가장 더딘 나라는 오로지 신라였다. 그 강토는 가락과 서로 적대될 만하였으며, 그 병력은 포상팔국과 서로 다툴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한즉 고구려에 속해 있던 말갈이 쳐들어오매 주저하고 두려워하여 임금과 신하가 대책을 세우지 못하다가 백제 군사의 도움을 받아 겨우 스스로를 지킬 수 있었으니(신라 기마왕 13년의 일 ― 원주) 그 약소함을 알 수 있다. 내가 그 원인을 미루어 생각해 보건대, 대개 삼한과 삼국이 처음 일어날 때에 경상좌도.. 2020. 6. 21.
일 분 동안만 네 궤도를 미끄러져 한 걸음만 가까이 지구로 다가오라 일 분 동안만 네 궤도를 미끄러져 한 걸음만 가까이 지구로 다가오라! 그러면 우리는 모조리 타죽고나 말리라. 그도 못 하겠거든 한 걸음 뒤로 물러서라...... 북극의 흰 곰들이나 우리의 시체 우에서 즐거이 뛰놀며 자유롭게 살리라. 태양의 임종 - 심훈 나는 너를 겨누고 눈을 흘긴다. 아침과 저녁, 너의 그림자가 사라질 때까지 "태양이여, 네게는 운명할 때가 돌아오지 않은가" 하고. 억만 년이나 꾸준히 우주를 밭갈고 있는 무서운 힘과 의지를 가지고도 너는 눈이 멀었다. 사람은 뒷간 속에 만도 못한 대접을 받고 정의의 심장은 미친 개의 이빨에 물려 뜯기되 못 본 체하고 세기와 세기를 지나가는 너의 발자취! 너는 0억만 촉광의 엄청난 빛을 무심한 공간에 발사하면서 백주에 캄캄한 지옥 속에서 울부짖는 무리에게.. 2020. 6. 17.
독사신론 - 신채호 6/12 다만 그중에서도 공적이 풍부하고 덕업이 왕성함이 가장 우렁차고 가장 뛰어난 이는 오직 동명성왕 고주몽 일 것이다. 제4장 동명성왕의 공덕 대개 이 때에 해부루·해모수·온조·박혁거세 등 여러 성인과 철인들이 그 누가 우리나라의 오랜 번영의 기초를 연 자가 아니리요마는 다만 그중에서도 공적이 풍부하고 덕업이 왕성함이 가장 우렁차고 가장 뛰어난 이는 오직 동명성왕 고주몽 일 것이다. 왕은 해모수의 측실의 아들로 동부여에 얹혀 살다가 금와왕의 여러 아들의 시기를 받아 홀몸으로 멀리 도망함에 그 길이 험하여 나 아가지 못할 때 부분노·부위염·오이·마리·협보·극재사·중실무골·소실묵거 등 여러 영웅 호걸과 결탁하여 험한 길을 열고 풀을 헤치고구려산에 도읍을 세워서 말갈을 물리치며 송양을 항복시키며 행 인·숙신 등의 .. 2020. 6. 17.
가믄 하날에 한조각 뜬구름을 바라고 팔을 벌려 볼타오르는 나무가지같이 밤 - 박용철 마음아 너는 더 어질어 지렴아 너는 다만 헡되이 아 ─ 진실로 헡되지 아니하냐 남국의 어리석은 풀닢은 속임수많은 겨을날 하로햇빛에 고개를 들거니. 가믄 하날에 한조각 뜬구름을 바랃고 팔을 벌려 볼타오르는 나무가지같이. 오 ─ 밤ㅅ길의 이상한 나그네야 산기슭 외딴집의 그믈어가는 촛불로 네 희망조차 헡되이 날뛰려느냐 아 ── 그 현명의 노끈으로 그 히망의 목을 잘라. 걸으라 걸으라 무거운 짐 곤한다리로 걸으라 걸으라 가도 갈길없는 너의 길을 걸으라 걸으라 불꺼진숯을 가슴에안아 새벽 돌아옴 없는 밤을 걸으라 걸으라 걸으라. 2020. 6. 5.
걸친 거 없이 천연스러운 너 영원한 멜로디로 너는 흔들리우고 그윽한 웃음 네 모습에서 풍기어난다 걸친 거 없이 천연스러운 너 만폭동 - 박용철 백만 소리 속에 너는 또 그 속 고요를 지켜 털끝만한 움직임 웃어보임 없으나 영원한 멜로디로 너는 흔들리우고 그윽한 웃음 네 모습에서 풍기어난다 걸친 거 없이 천연스러운 너 빛깔도 너를 가리지 않아 안에서 스사로 트이고 시울다아 아니 넘는다 형상을 짓지 않는다 너는 통이 정신 너는 부드럽고 너는 자랑 없다 2020. 6. 3.
안개같이 물어린 눈 안개같이 물어린 눈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거냐 떠나가는 배 - 박용철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항군들 손쉽게야 버릴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 사랑하던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거냐 돌아다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헤살짓는다 앞 대일 언덕인들 마련이나 있을거냐 나 두 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 두 야 간다. 2020. 6. 2.
불 사루자 - 노자영 불 사르자 전적자아를 모두 태워 버리자 불로 만든 새로운 자아에 살아 보리라 불 사루자 - 노자영 아, 빨간 불을 던지라, 나의 몸 위에 그리하여 모두 태워 버리자 나의 피, 나의 뼈, 나의 살! 자아를 모두 태워 버리자! 아, 강한 불을 던지라, 나의 몸 위에 그리하여 모두 태워 버리자 나의 몸에 붙어 있는 모든 애착, 모든 인습 그리고 모든 설움 모든 아픔을 자아를 모두 태워 버리자 아, 횃불을 던지라, 나의 몸 위에 그리하여 모두 태워 버리자 나의 몸에 숨겨 있는 모든 거짓, 모든 가면을 오 그러면 나는 불이 되리라 타오르는 불꽃이 되리라 그리하여 불로 만든 새로운 자아에 살아 보리라 불 타는 불, 나는 영원히 불나라에 살겠다 모든 것을 사루고, 모든 것을 녹이는 불나라에 살겠다. 1923.6 2020. 6. 1.
물결 - 노자영 물결이 바위에 부딪치면은 이 맘이 고민에 부딪치면은 물결 - 노자영 물결이 바위에 부딪치면은 새하얀 구슬이 떠오릅디다. 이 맘이 고민에 부딪치면은 시커먼 눈물만 솟아납디다. 물결의 구슬은 해를 타고서 무지개 나라에 흘러 가지요. 그러나 이 마음의 눈물은 해도 없어서 설거푼 가슴만 썩이는구려. 2020. 6. 1.
아껴 무엇하리 청춘을 - 나혜석 살이 포근 포근하고 빗은 윤택하고 머리가 까막고 눈이 말뚱 말쭝하고 귀가 빠르고 언어가 명랑하고 태도가 날신하고 행동이 겸사하야 빈틈없이 이용한 청춘을아낄 무엇이 있으며지난 청춘을 아껴 무엇하리오 앗겨 우엇하리, 責春을 - 나혜석 살이 포근 포근하고 빗은 윤택하고 머리가 까막고 눈이 말뚱 말쭝하고 귀가 빠르고 언어가 명랑하고 태도가 날신하고 행동이 겸사하야 참새와도 갓고 제비와도 갓고 앵무와도 갓고 공작과도 갓다 나이 먹으면 주룸살이 잡히고 빗갈이 검어지고 머리가 희여지고 귀가 어둡고 눈이 흐려지고 말이 어둔해지고 몸이 늘신해지고 행동이 느러저 긔린과도 갓고 곰과도 갓고 물소와도 갓다 이리하야 살날이 만튼 靑春은 가고 죽을 날이 갓가온 老境에 이른다 이 엇지 靑春감을 앗기지 아니랴 그러나 나는 장차 올 .. 2020. 5. 31.
내마음 고요히 고흔봄 길우에 - 김영랑 시의 가슴을 살프시 젓는 물결 보드레한 에메랄드 얄게 흐르는 실비단 하날 내마음 고요히 고흔봄 길우에 - 김영랑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가치 풀아래 우슴짓는 샘물가치 내마음 고요히 고흔봄 길우에 오날하로 하날을 우러르고십다 새악시볼에 떠오는 붓그럼가치 시의 가슴을 살프시 젓는 물결가치 보드레한 에메랄드 얄게 흐르는 실비단 하날을 바라보고십다 (김영랑의 본명은 김윤식이다) 2020. 5. 30.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김소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김소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2020. 5. 29.
봄밤 - 김소월 봄이 앉았지 않는가 바람은 불며 울며 한숨짓는다 보드라운 습기 봄밤 - 김소월 실버드나무의 검으스렷한 머리결인 낡은 가지에 제비의 넓은 깃나래의 감색 치마에 술집의 창 옆에, 보아라, 봄이 앉았지 않는가. 소리도 없이 바람은 불며, 울며, 한숨지워라 아무런 줄도 없이 섧고 그리운 새캄한 봄밤 보드라운 습기는 떠돌며 땅을 덮어라. 2020. 5. 28.
눈물이 쉬루르 흘러납니다 - 김소월 눈물이 쉬루르 흘러납니다 눈물이 쉬루르 흘러납니다 - 김소월 눈물이 쉬루르 흘러납니다 눈물이 수르르 흘러납니다, 당신이 하도 못 잊게 그리워서 그리 눈물이 수르르 흘러납니다. 잊히지도 않는 그 사람은 아주나 내버린 것이 아닌데도, 눈물이 수르르 흘러납니다. 가뜩이나 설운 맘이 떠나지 못할 운(運)에 떠난 것도 같아서 생각하면 눈물이 쉬루르 흘러납니다. 2020. 5. 27.
범의 꼬리와 연애 - 김동인 연애라는 것은 내어버리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끝까지 쥐고 있지는 못할 것이외다. 언제든 한번 놓지 않을 수 없는 ⎯⎯ 말하자면 범의 꼬리와 같은 괴롭살스러운 것이외다. 범의 꼬리, ⎯⎯ 과연 나의 형용은 적당하외다. 범의 꼬리와 연애 - 김동인 범의 꼬리와 ⎯⎯연애는 늙은이의 할 일 * 개짐승까지 연애를 중지하려는 첫여름에 사람에게 연애관을 묻는 것은 잘못이외다. 더구나 짝사랑과 실연의 역사밖에는 가지지 못한 나에게 연애관을 묻는 것은 온당치 못할 일이외다. 왜 그러냐 하면은 나의 경우로서 짜낸 나의 연애관은 확실히 꾀어 졌을 것이니까요. 그러나 남의 묻는 것을 회피하는 것은 더러운 일이외다. 그럼 눈을 꾹 감고 나의 연애관을 토하여 볼까. * 나의 눈에 비친 연애는 재미있는 장난감이외다. 그러나 또한 .. 2020.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