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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글조각

열매 맺을 때에야 설마 아니 오실까

2020. 7. 14.

 

 

 

꽃에 물 주는 뜻은 - 오일도

 

 

 

꽃에 물 주는 뜻은 - 오일도

 

 

꽃물 주는 뜻은

 봄 오거던 꽃 피라는 말입니다.

 

 

남들이 말합니다.

 마른 이 땅 위에 어이 꽃 필까

  

 

그러나 나는 뜰에 나가서

 꽃에 물을 줍니다. 

자모(慈母)의 봄바람이 불어 오거든

보옵소서 담뿍 저 가지에 피는 붉은 꽃을

 

 

한 포기 작은 꽃에 

물 주는 뜻은 

여름 오거든 잎 자라라는 탓입니다.

 

 

남들이 말하기를  

가을 오거든 열매 맺으라는 탓입니다. 

남들이 말하기를 

돌과 모래 위에 어이 열매 맺을까

 

 

그러나 나는 

꽃에 물을 줍니다. 

황금(黃金)의 가을 볕 쪼일 제 

보옵소, 저 가지에 익어 달린 누런 열매를. 

페라운 이 땅 위에 어이 잎 자라날까

 

 

그러나 나는 날마다 쉬지 않고 

꽃에 물을 줍니다. 

여름 하늘 젖비가 나리거든 

보옵소, 가득 저 가지에 피는 푸른 잎을.

 

 

한 포기 작은 꽃에

물 주는 뜻은 

한 포기 작은 꽃에

물 주는 뜻은 

님의 마음을 아니 어기랴는 탓입니다.

 

 

꽃 필 때에는 안 오셨으나

 잎 필 때에도 안 오셨으나 

열매 맺을 때에야 설마 아니 오실까.

 

 

오늘도 나는 뜰에 나가서 

물을 줍니다. 꽃에 물을 줍니다.

 

 


<원문 파일 첨부>

오희병-꽃에물주는뜻은-동광.pdf
0.09MB

 


 

본명은 오희병

1930년대 활동한 시인으로써

시대적 배경 바탕으로

시를 이해해보자면

우리나라의 광복을 기원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희망이 없어보이는 시대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꽃에 물을 주는 자세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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